일상탈출

영암 월출산 산행기(용암사지편)

시누대 2005. 7. 2. 09:20
도갑사 도선수미비각을 지나면 등산로가 시작 된다.
자연 관찰로 만들어져 관람을 돕고 있었다.
 




관람대에서 바라본 계곡은 아직 생동하는 식물이 보이지 않았다.
 



우거진 숲으로 원만한 등산로가 시작된다.
 



등산로길은 작은 돌을 깔아 여름 장마에 잘 견디도록 만들어져 관리 상태가 매우 양호 하여 기분이 상쾌했다.
 



숲사이로 과거에 굴러 떨어진 바위가 있어 월출산이 바위산임을 짐작케 한다.
 



비수기를 이용하여 등산로의 수해복구 공사가 한참이다.
 



대체적으로 원만한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구정봉이 가까워지자  가파른 경사가 시작 되었다.
오르는길 여기 저기에 꽃망울이 얼굴을 내밀며 도란 거리고 있었다.
봄은 산중턱까지 찾아와 있었다.
 




구정봉 가기전 억새밭을 오르는 길에 수해를 대비하여 등산로를 새로 단장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상당히 어려운 공사 같아 보였다.
한번쯤은 이 무거운 자재를 무엇으로 여기까지 가져왔을까? 잠시 생각 해본다.(휴식이지요.)
물론 답은 간단할 수도 있다.
헬기로 이동 했으리라는 짐작을 하게된다.
 



간밤에 내린 이슬에 아직 설잠을 깬 명감나무가 지지개를 펴며 눈웃음을 건넨다.
 



긴 겨울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이슬에 세수를 하고 곱게 단장을 한 명감나무 꽃도 웃어준다.
얼마나 기다린 봄인가?
 



억세밭이 가까워지자 하늘은 온통 하얀 색으로 변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가  덜컥 겁을나게 하고 있었다.
 



억새밭가는 길목에는 월출산이 바위산이라고 증명이라도 하는듯 여기, 저기 기암괴석이 운무속에서 숨박꼭질을 한다.
 



순식간에 안개속으로 커다란 기암 괴석이 몸을 감춰버린다.
나는 순간  술래가 되었다.
그 모습을 찾으려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억새밭이 가까워지자 진달래가 억새들과 삼삼오오로 도란 거리는 것 같았다.
이슬을 잔뜩 뒤집어 쓰고 있어 꽃잎에 매달린 물방울이 싱그로웠다.
 



아직 억새는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아무런 인기척도 하지 않았다. 
 



구정봉 억새밭오르는 산등성에서 내려다 본 발 아래는 초록이 몰려오고 있었다.
정녕 봄이 올라오는 것이다.
 



운무에 가리워진 산아래 마을도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숨어버리는 등 계속되는 숨박 꼭질에  나는 술래가 되어 찾아 헤메였다.
 



얼굴을 드러낸 마을이 내 시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마 술래를 자청하고 그 모습을 드러낸 것 같았다.
 



또 다시 밀려오는 운무가 신기 하기도 했다.
살짝 올라올 때 피어난 땀방울이 식어가며 한기를 느끼게 한다.
 



이제 서서히 햇살이 내릴것 이라는 기대감에 흥분을 하게 된다.
결코 기다리는 자에게는 그들도 어찌 할 수가 없을 것 이다. 
 



운무가 밀려왔다 다시 밀려가기를 수 차례 번복하면서 월출산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 했다.
 



이제 그 모습이 운무에 더욱 신비로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 할 것 같았다.
아마!  이런 신비로움과 마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다. 
 



운무 사이로 내민 바위가 몹씨 못생겼다.
어쩜 저리 못생겼는데도  이 자리에 있어 오가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구나.
 



운무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가끔씩 운무를 비켜가며 모습을 보여 줄때면 나도 모르는 긴장감과 떨림을 느끼곤 한다. 
 


나름대로 희미한 안개속에 검은 단장을 하고 있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아직도 구정봉은 1.5km를 더 가야한다.
 




지금은 억새의 장관을 볼 수 없지만 억새가 제 모습을 하더날이면 이 곳에 올라 "억새풀 장관"을 구경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매우 자연을 훼손하지 않도록 배려한 지혜다.
 



그 단상에 올라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억새풀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러 보았으나, 메아리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 곳에서 억새밭을 내려다 보면  맨 뒷쪽은 출입을 금지시켜 놓았다.
자연이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우측으로 뻗은 길은 공사 중 이었다.
 



억새풀이 뽐을 낼 수 있을 때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것 같은 장관이 펼쳐져 산악인들의 마음을 훔쳐 갈 것 같았다.
 



억새밭 사이로 잘 정돈된 길을 따라 올라갔다.
 



아직도 나뭇잎에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서 이슬이 앉아 있었다.
 



자욱한 운해가 앞을 가로막고 눈물을 흘리는 이름모를 꽃망울이 추워 보였다.
 



그래도 봄이 왔다는 전령사는 그 기개를 보여주려 활짝 웃으며 반겨 주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이 곳에서는 사람의 그림자조차 볼 수 없어 매우 반가웠다.
 



꽃과 운해 그리고 바위산이 연출한 모습은 혼자 보기에는 아까웠다.
이것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이 아닌가 싶었다.
 



앞을 볼 수 없도록 짙은 운해 속에서 고개를 내민 나뭇잎이 마치 개선장군 같은 모습으로 운해속에서 버티고 있었다.
 



봄의 전령사는 여기도 있었다.
귀엽고 작은 꽃이 피기 시작 했다. 순간  꽃이름을 알 수 없어 부끄러운 생각을 해본다.
얼마나 예쁜 꽃과 꽃망울이 인사를 하는데도 이름을 모르고 있는 것이 미안했다.
 



이제 조금 후면 자신의 기개를 펼쳐보일 이슬먹은 꽃망울이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꽃인가? 꽃잎인가 ?
분간 할 수 없는 붉은 나무가 나를 놀라게 한다.
 



이런 환영을 받으며 0.7~0.8km 올라왔다.
0.7km를 더 가야 구정봉이 있다.
나는 이름모를 꽃들의 환영을 받으며 올라온 길이 힘들지 않았다. 다시 가는 길도 힘들다는 생각 보다는  또 누가 나를 반겨줄까 하는 즐거움이 더 앞섰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예술작품을 보는듯 했다.
어떻게 나뭇잎 끝에 이슬 방울을 저런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이것은 인간이 할 수 없고 자연만이 만들어내는 숭고고 위대한 작품인가 보다.
 



자연으로 부터 인간이  놀라는 일은 많다.
그러나 새삼 자연의 숭고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작품을 보고 연출해 보려는 인간의 열정도  이런 초 자연적 작품에 감히 도전하지 못하리라 생각이 들었다..
 



너무 짙은 안개 때문에 어두워서 가지고간 작은 랜턴을 이용하여 숨죽이며 고개숙인 꽃을 담았다.  그들이 갖은 순수함은 전해지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운해가 가리워 놓은 꽃들이 슬퍼 보이며 눈물을 흘리는것 같았다.
불빛에 드러내 보이는 것은 이슬방울이었다.
그래도 기다림이 지나면 햇살이 이들에게 웃음을 주리라 생각하니 한결 마음은 좋았다.
 


나무숲 사이로 가는 길은 어둡기만 했다.
운해는 가는길을 막아서서 떠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내 시야를 가리며 가로막아섰다.
 




커다란 바위로 가는길을 가늠하며 걸음을 멈추지 않고 걸었다.
 




구상봉을 알리는 듯한 표지판과 바위산 그리고 황토빛 같은 바닥이 시야에 들어왔다. 
구상봉 인가?
 



그러나 그곳을 가까이 갔을 때는 운해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더 높은 산이 운해 사이로 희미하게 보였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 바위는 나름대로 늠름한 모습으로 보였다.
친한 친구 같아 보였다.
 



또다른 바위들이  누가 올려 놓은 듯한 모습으로 운해와 어울려 시야를 고정 시키게 한다.
누가 올려 놓았을까?
자연의 위대한 힘이 만들어 놓은 조각작품인가? 
 



시간이 지나 갈수록 운해가 탁 트일것 같아 보였으나, 신의 작품을 가리며 잔뜩 심술을 부리고 있었다.
1m전방이 보기가 힘들었다.
 



옷깃에 습기가 축축하게 느낌을 전해왔다.
물러서라는 신호인가?
마냥 자연의 신기함에 취해 있는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리 저리 사방을 둘러봐도 운해의 심술을 피 할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나를 운해 속으로 데려 갈 것 처럼 더욱 기승을 부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두려움도 느끼고 있었다.
 



월출산은 바위산 이다.
바라보는 곳마다 기암괴석이 눈을 홀리게 한다.
아니 정신 빼앗아 가는 것이다.
 



나는 운해를 헤치고 가던길에 잠시 두려움을 떨치려 랜턴을 사용하여 봄을 담아보았다.
여린 나뭇잎이었다.
 



랜턴을 사용하지 않고 담아 보기도 해 보았다.
역시 운해의 심술은 그것도 허락하지 않으려 했다.
 



더딘 내 발걸음에 운해는  지쳐가고 있었다.
드디어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운해사이로 나타나기 시작 했다.
바위라고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 같아 보였다.
 



운해가 사라져 가며 한폭의 동양화를 나에게 선물로 남기고 가는 것 같았다.
이것이 진정 동양화가 아닌가?
살아있는 동양화 한폭을 그리며 운해는 차츰 그 기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덕분에 보기 힘든 "살아있는 동양화"를 관람하게 되었다.
 


운해 를 벗어나 내 앞에 나타나는 바위들마다 제 모습을 담아 달라고 나에게 불쑥 불쑥 모습을  나타내어 보여준다.
어느 한 곳 빼놓을 수 없는 모습들이 가슴을 벅차게 한다.
 



운해가 사라져 가자 드디어 멀리 천황봉이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운해가 있으니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
음양오행이 존재하는 이유로 잠시 혼란을 가져오게 한다.
 



월출산 천황봉의 동양화를 누가 이렇게 그릴 수 있을까?
어느 유명한 작가도 형상화 하기 어려운 모습이 아름 다웠다.
이렇게 사실적 동양화는 신의 작품인가보다.
 



동안 무엇이 짜증스러웠는지 잔뜩 찌푸린 코주부 얼굴모습을 한 바위(아래)가 눈을 감고 있었다.
속으로 웃음이 났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어 놓았을까?
 


억새밭은 지나 구정봉을 가는길은 이런 바위사이를 지나가야 한다.


구정봉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월출산 4월의  풍경 파노라마다.
 

 
 
 
 
 



 
 
 
 
 
 



구정봉을 몇 m 앞에두고 좌측 산아래로 500m내려가면 월출산 용암사지를 가는길에 때죽나무 사이길을 내려가야한다.
 



첫번째 만나는 용암사지 마애여래좌상(국보144호)를 만난다.

(자연암석에 조각한 높이 8.5m의 마애석불은 월출산의 구정봉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이 석불은 9세기경의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모양이 원만하고 상하 구조의 비례가 알맞아 안정감과 장엄한 인상을 줍니다. 조각 수법이 매우 정밀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모습이 웅대하다. 본존불의 우측에는 주불에 비해 매우 작은 87cm의 협시입불이 양각되어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또다시 내려가면 용암사지 삼층 석탑(보물 제 1283호)을 볼 수 있다.
내려가는 경사가 약간 급하며 때죽나무 사이로 가는길은 힘든 길은 아니었다.
 

마애여래좌상(국버144호)을 밑으로 내려가면
용암사지와 삼층석탑이 있다.





용암사지다.
과거에 사용했던 우물이 아직 남아 있다.
지금은 물을 마실 수 없다.
 



용암사 암자의 터다.
지금은 이름모를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잡초사이로 낯읶은 현호색 야생화와 비슷한 모습도 보였다.
 



본듯한 야생화들이다.
 



용암사지를 가로 질러 가면 언덕에 삼층석탑이 있다.
 



<삼층석탑(보물 제1283호)>
부처님 진시 사리 32과가 봉안되어 있던 용암사지 동탑은 규모가 크고 조각이 매우 정제되어있다.
진신 사리는 현재 도갑사 5층석탑에 봉안되어 있다.
 



용암사지에서 바라본  바위의 모습들이다.
누군가 올려 놓은 듯 한 바위들이 신기할 뿐이다.
 



바위들이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달라져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바위산으로 바라보는 곳마다 기암괴석 뿐 이다.
 



용암사지에서 조금 올라가 100m를 옆으로가면 용암사지 마애여래좌상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역시 그곳에도 이름모를 3층 석탑이 있다.
 



이름을 모른다는 것 보다는 기억이 나지않는 3층 석탑이 신기하게 바위돌 위에 얹어져 있다.
 



삼층석탑에서 바라본 마애여래좌상의 모습이 정면으로 보인다.
 


그 곳에서 바라본 월출산 천황봉이다.
여기서 저 곳을 가야 한다.
 



풀잎위에 움무가 남기고 간 흔적을 랜턴으로 비추어 보았다.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이 곳에서 내려온 만큼 또 다시 500m정도를 다시 올라가야 구정봉을 간다.
 


다음편은 월출산 구정봉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