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달천의 가을~
"서숙을 다 사진을 찍내야~" 길 가던 할머니가 툭 한마디 내뱉고 지나간다. '서숙'은 전라도 사투리다. 표준어는 조(粟· Italian millet)다. 동북아시아가 원산지인 조는 구황작물로 강아지풀이 그 원형이다. 조는 5곡의 하나로 산간지대에서 많이 재배한다.
섬달천의 다리를 건너면 섬달천 마을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 곁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마을 뒷산에 오르면 풍광이 수려하다. 콩밭에는 할머니가 풀을 매고 있다. "지난 7월에 바람이 겁나게 많이 불었어요. 바람에 바닷물이 날아와 콩밭에 찌크러 갔고 다 못쓰게 돼 부렀어요.
그래도 사람 묵을 것하고 종자라도 나올란가 몰겄소. 깡탱이에서 지러나갔고 이런 게 한두 개씩 있어. 늦게사 녹두하고 팥을 심었는디 저렇게
파릇파릇해 갖고... 땅을 비워 놓으면 쓰겠소잉~." '귀뚤귀뚤 귀뚜르~ 귀뚜르~' 산밭에서 귀뚜라미가 합창을 한다. 산밭 귀퉁이에는 하얀 부추 꽃이 무더기로 피었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부추는 건위, 정장, 화상에 약재로 사용하며 줄기는 먹는다.
갯바위와 방파제에는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순천에서 낚시를 하러 왔다는 서신철(29)씨 부부를 만났다. 어쩐지 같이 다정하게 낚시하는 모습이 노을빛 보다 더 붉게 타오른다 했더니, 올 5월에 갓 결혼한 신혼부부란다.
가는 길 : 여수 시청 - 죽림 삼거리 죽림 모텔 방향 직진 - 현천 마을 - 풍류 삼거리 - 신흥마을(100여m 직진 후 좌회전 한 후
직진) - 달천 마을 - 달천연륙교 섬달천 마을(약 12km) [펌] 전라도 닷컴 조찬현 기자 |